MBC 뉴스투데이 정준희 기사입력 2016-11-15 07:25 최종수정 2016-11-15 08:49
◀ 앵커 ▶
재고 의류나 잡화를 싸게 파는 일명 '땡처리'나 잠시 점포를 빌려 영업하는 일명 '깔세' 매장들 주변에서 많이 보실 텐데요.
그런데 요즘 이런 불황형 행사장도 장사하기가 만만치 않다고 합니다.
정준희 기자입니다.
◀ 리포트 ▶
서울의 한 땡처리 행사장.
유명 브랜드 제품 폐업처분, 80에서 90%까지 파격 할인해 판매한다고 선전합니다.
"장외행사장으로 지금 오시면 스페인 직수입…"
['땡처리' 업자 A] ("실제로 부도난 제품은 아니죠?") "일반 할인행사라고 보시면 되죠. 중소업체들 다 모아서…"
하지만 자세히 보면 미끼 상품은 대부분 처치 곤란인 악성 재고품.
손님들이 찾는 것도 하루이틀뿐이고 비슷한 행사가 난립해 매출도 예년보다 30%쯤 줄었습니다.
[땡처리' 업자 B] "너무 여기저기에서 많이 하다 보니까 소비자들도 어떻게 보면 식상할 수도 있겠지만…"
간판도 없이 잡화나 화장품을 박리다매식으로 파는 이른바 '깔세' 매장도 울상입니다.
권리금과 보증금 없이 월세를 미리 내고 한두 달 반짝 장사를 하는데 팔다 안 되면 바로 접기도 쉬워 가게를 하려는 사람들이 몰리지만 대신 월세도 일반 임대의 두 배 이상, 상권이 좀 활성화됐다 싶으면 17제곱미터 가게도 월세 1천만 원이 기본입니다.
[상인 A] "여기가 월세가 한 400만 원 정도면 (깔세는) 거의 '더블'이라고 보시면 돼요. ("800만 원요?") 네."
'깔세' 같은 단기 임대는 법적 보호 대상도 아니어서 건물주가 갑자기 가게를 비우라고 해도 속수무책.
주변 상인들의 따가운 시선도 견뎌야 합니다.
[상인 B] "하루에 '깔세 (가게)'가 많이 팔 때면 (옷을) 60~70만 원은 팔고 간다 그러더라고요. 똑같은 물건을 바로 앞에서 파니까 억울해서…"
폭탄이나 폐업, 눈물 같은 말로도 손님 끌기 어려운 긴 불황.
겨울을 앞둔 거리의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입니다.
MBC뉴스 정준희입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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